[소비기록]쿠팡이츠만 쓰던 내가 배민으로 치킨 시킨 이유
평소 거들떠도 안 보던 배민앱이었는데, '8천 원 할인' 알림톡 하나에 무너졌다. 부랴부랴 앱을 켰지만 기다리는 건 '선착순 마감'. 결국 4천 원에 자존심을 팔고 결제 버튼을 누른 마케터의 솔직한 소비기록
저는 배달 플랫폼의 배달 수수료를 굉장히 싫어합니다. 옛날에는 무료로 배달되었던 음식들이 이제는 굳이 3~4,000원을 줘야한다는 사실 때문에요.
그래서 쿠팡이츠를 사용합니다. 쿠팡와우에 가입하면, 로켓배송 혜택 뿐만 아니라 쿠팡이츠 멤버십 회원이 되어 무료 배달이 가능해지기 때문이죠.
배달의민족에서 치킨 먹기
다만, 친구로 부터 얼핏들었던 '배달의민족 처갓집 8,000원 쿠폰'에 혹했던 날이 있었습니다.


어떤 의도에서 시작된 행사인지는 모르겠으나, 일주일 내내 주요 브랜드 대상 8 ~ 3,000원 할인 쿠폰 증정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저도 당연히 이 이벤트는 배달비를 상쇄할만큼 매력적이라고 생각했고, 멤버십 탈퇴 후 2년 만에 배달의민족에 접속했습니다. (약간 체리피커 느낌ㅎㅎ)
배달의민족 휴먼 고객이었던 제게, 처갓집 치킨 8,000원 할인 쿠폰 선착순 증정은 확실히 구매 트리거가 되었습니다. '선착순'을 이용한 FOMO 유발과 20,000원 이상 구매 시 사용 가능한 8천원 쿠폰은 확실히 익숙한 수법이죠.
왜이렇게 순식간에 배달의민족 속셈에 넘어갔는지는 스스로도 아직 잘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그냥 그 때 치킨이 무척 먹고 싶었나 봅니다.

8,000원 쿠폰이 없네?
엇 그런데 막상 저녁에 처갓집 시키려고 보니 겨우 4,000원밖에 할인되지 않았습니다. 최소 주문 금액 미달인가...보아도 제품 가격만 28,000원이라 그럴 수는 없었습니다.
다시 한 번 쭉 살펴보니, '쿠폰 선착순' 이라는 말이 다운로드 시점이 아닌 '사용 시점'이었습니다.
이걸 보고 저는 기분이 나빠서 당장 종료하고, 쿠팡이츠로 돌아가는게 정상적인 선택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래와 같은 이유 때문에 결국 저는 24,000원 거금을 결제해버렸습니다. 겨우 4,000원 할인받고요.(사실상 상시 할인가인데^^)
결제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저는 이미 '처갓집 치킨'을 먹겠다는 생각을 당일 오전부터 저녁내내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미 제 뇌에서는 슈프림 양념치킨 순살로 밥과 같이 먹겠다는 아주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워져 있었죠.
저녁시간 잔뜩 기대하고 앱을 켰는데 기다리는 건 겨우 4,000원 할인.
사실상 상시 할인가와 거의 동일하고, 이 돈이면 차라리 '교촌치킨'먹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불만족스러운 할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4천원이라도 사용하지 않으면, 사실상 0원 혜택. 그리고 오전 내내 했던 기대는 물거품이 되어버립니다. 안 사먹어도 되지만 느낌상 이미 8천원에서 4천원을 잃었는데, 이것마저 잃을 수 없다는 생각이 뇌를 스쳐 지나갔습니다.
결국 '처갓집슈프림양념치킨'을 먹겠다는 하루의 기대를 버리지 않겠다는 의지, 그리고 4천원을 더 잃을 수 없다는 손실회피가 만나 비합리적인 소비까지 이어져 버렸습니다.
마치며
처갓집슈프림 양념치킨 순살은 분명 맛있었습니다. 하지만 8천원 미끼에 (할인 받으신 분들도 많지만) 낚여 4천원 밖에 할인받지 못한 건 조금 속상했습니다.
배민 마케터 입장에서 보면, 제가 가장 좋은 사례아닐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CAC를 낮추면서도 체리피커까지 방지했으니까요. 8천원 예산을 잡았지만 비용 절반으로 줄이면서 휴면 유저까지 깨웠으니 칭찬받아 마땅하기는 하네요. ^^
느낀점
고객은 어쩌면 큰 할인보다도 '혜택을 놓치지 않았다'는 안도감에 할인 프로모션에 참여하는 것 아닌가 생각드는 하루였습니다.
더 많은 소비 기록이 궁금하시다면, 하단 뉴스레터 구독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