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스 마케터는 죽었다. 스토리텔러가 온다.

요즘 마케팅 아티클을 보면 '스토리텔러'라는 단어가 부쩍 자주 들린다. <픽사 스토리텔링>, <무기가 되는 스토리> 등 스토리와 맥락을 중요시 하는 기조는 옛날부터 있었지만, AI로 인해 인간이 만든 스토리텔링의 수요가 늘어난 느낌이다.

그로스 마케터는 죽었다. 스토리텔러가 온다.
그로스마케터는 죽었다. 스토리텔러가 온다.

요즘 마케팅 아티클을 보면 '스토리텔러'라는 단어가 부쩍 자주 들린다.

<픽사 스토리텔링>, <무기가 되는 스토리> 등 스토리와 맥락을 중요시 하는 기조는 옛날부터 있었지만, AI로 인해 인간이 만든 스토리텔링의 수요가 늘어난 느낌이다.

Donga Business Review 동아비즈니스리뷰
Donga Business Review

동아비즈니스리뷰(이하, DBR) 2월호는 아예 정면으로 선언했다. 그로스 마케팅의 시대는 저물고, 이제 스토리텔러 마케팅의 시대가 왔다고. CMO는 이제 데이터 분석가가 아니라 작가가 되어야 한다고. 인문학과 테크를 넘나드는 하이브리드 인재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솔직히 읽으면서 두 가지 감정이 동시에 들었다.

하나는 공감, 또 하나는 의심


스토리는 원래 마케팅의 본질이었다.

먼저 공감부터 이야기 해볼까 한다.

DBR이 소개한 ABT 프레임워크가 있다. 원래 과학 커뮤니케이션에서 나온 구조인데, 마케팅에도 그대로 적용해볼 수 있다.

ABT 프레임워크

ABT 구조

And(그리고) - 평범한 일상을 묘사한다.
But(그런데) - 문제나 고난이 등장한다.
Therefore(그래서) - 해결책을 제시한다.

"매일 아침 출근하고(And), 그런데 점심마다 뭘 먹을지 고민하다.(But) 그래서 이 서비스가 필요다.(Therefore)"

단순하다. 그런데 이 단순한 구조를 왜 DBR 2026년 2월호에서 이렇게 대서특필하며 다루었을까?

퍼포먼스 마케팅이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CPC는 매년 오르고, IOS 개인정보 보호 정책은 점점 강화되고, 리타겟팅 풀은 줄어들고 있다. 숫자만으로 고객을 움직이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

남은 건 결국 이야기다. 광고는 스킵하지만, 이야기는 끝까지 남는다.


스토리 + 텔러 = 변하지 않는 것 + 변하는 것

내가 이 개념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건 "스토리텔러"를 분리해서 보는 시각이다.

  • 스토리 = 변하지 않는 가치. 인간의 공감, 욕망, 두려움, 희망
  • 텔러 = 변하는 매체. 라디오에서 TV, TV에서 유튜브 그리고 AI

변하지 않는 이야기를, 계속 변하는 매체 위에 올리는 것

AI는 여기서 "텔러" 쪽에 해당한다. 인간이 맥락을 설계하면, AI가 패턴 기반으로 콘텐츠 생성을 돕는다. 숏폼 스크립트를 100개 1000개 뽑는 건 AI가 하지만,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지는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결국 마케터의 역할이 바뀌는 게 아니라, 마케터가 잘해야 하는 것의 비중이 바뀌는 거다.

과거 현재
매체 운영 70% + 메시지 30% 메시지 설계 60% + 매체 활용 40%
"어디에 노출할까?"가 핵심 "무슨 이야기를 할까"가 핵심
매체 효율 최적화 이야기 공감 최적화

그런데 현실적으로, 한 사람이 다 할 수 있나?

여기서 의심이 시작됐다.

DBR은 스토리텔러 마케터에게 이런 역량을 요구한다.

  • 오케스트레이션(팀과 외부 파트너 조율)
  • CMO 수준의 전략적 사고
  • 작가 수준의 스토리 설계
  • 인문학적 감성
  • 테크 실무 능력
  • AI를 팀에 도입할 수 있는 수준의 활용력

솔직이 이건 사람이 아니라 부서 단위의 역량이다.

"스토리텔러"라는 말이 유비쿼터스나 4차산업혁명처럼 느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대적 변화를 하나의 거창한 단어에 욱여넣고, 그 무게를 개인에만 지우는 구조. 말은 멋있지만, 이걸 소화할 수 있는 마케터가 몇이나 될까?

솔직한 욕심으로 나도 이 모든 능력을 갖추고 싶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선택과 집중이 먼저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해보려고 한다.

거창한 스토리텔러가 되기보다, 나는 스토리를 측정 가능한 실험으로 바꾸는 것에 집중한다.

A/B 테스트를 설계할 때, 3단계로 나눠본다.

1단계 : 메시지 테스트(What To Say)

같은 제품이라도 어떤 이야기를 하느냐에 따라 반응이 완전히 달라진다.

  • 페인포인트 접근 : "추운 겨울, 미세먼지 속에서 매일 출퇴근 하시죠?"
  • 게인포인트 접근 : "한정 990원, 지금 아니면 없습니다."

페인 포인트는 공감을 만들고 게인포인트는 행동을 만든다. 둘 다 스토리의 일부다. 어느 쪽이 더 먹히는지는 데이터가 말해 줄 것이다.

2단계 : 크리에이티 테스트 (How To Show)

이야기를 어떤 톤으로 보여줄 것인가.

  • 감성 브랜딩 : 톤앤매너를 맞춘 예쁜 무드, 체류시간은 길지만 클릭/전환은 적을 수 있다.
  • 리얼리즘 : 날것의 리뷰같은 영상. "광고같지 않은 광고"가 오히려 클릭을 부른다.

감성은 몰입을 만들고, 리얼리즘은 신뢰를 만든다. 둘 중 뭐가 맞느냐가 아니라, 우리 타겟에게는 뭐가 맞을까? 고민하느게 핵심이다.

3단계 : 타겟 테스트(Who Hears The Story)

같은 이야기도 누가 듣느냐에 따라 다르다.

실제로 내가 테스트 해 본 바로는 다음과 같은 패턴이 보였다.

  • 25~35 1인 가구 : 반응이 빠르고 CPA가 낮다. 즉흥 소비에 강하다.
  • 30~40 가족 단위 : 초기 반응은 느리지만 객단가가 15-20% 더 높다.

젊은 층으로 볼륨을 만들고, 가족 타겟으로 수익성을 높이는 건 순서의 문제이지 선택의 문제는 아니라는 게 내 생각이다.


스토리텔러가 되려면, 먼저 실험자가 되어야 한다.

정리하면 이렇다.

DBR의 말이 틀린 건 아니다. 스토리 중요성은 실제로 커지고 있다. AI가 콘텐츠 생산을 대세할수록,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능력의 가치는 올라간다.

하지만 "스토리텔러가 되세요"는 마케터에게 너무 추상적이다.

나는 이렇게 바꿔보는 걸 제안한다.

💡
좋은 스토리텔러는 직감으로 이야기 하지 않는다. 데이터로 검증된 이야기를 한다.

페인포인트가 먹히는지 게인포인트가 먹히는지, 감성 혹은 리얼리즘, 20대가 좋아하는지 30대가 구매하는지. 이걸 매주 테스트 하고 결과를 쌓고, 패턴을 발견하는 사람이 결국 가장 좋은 이야기를 만든다.

스토리텔러의 출발점은 인문학이 아니라, 이번주 내가 직접 뽑아낸 광고 테스트 결과일 수도 있다.

참고: 동아비즈니스리뷰 2026년 2월호, <무기가 되는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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